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통합예약
소장품 소장품 이야기 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조선시대 왕실여성 머리 장신구 ‘떠구지’의 보존처리

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1. 처리대상_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떠구지

‘떠구지’란 궁중에서 예복을 입을 때 어여머리(조선시대 상류층 부인들이 예장용으로 하던 머리모양) 위에 얹은 장신구로 `떠받치는 비녀`라는 뜻이며, ‘떠꾸지’ 또는 ‘떠꽂이’라고도 합니다. 조선시대 가체금지령 이전엔 대부분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다리[月子:가발]’라는 큰머리를 만들어 얹었는데 제작비용의 증가로 인해 사회문제가 발생하자 가체금지령이 내려졌고, 이후 나무로 만들어 사용한 것이 떠구지라고 합니다.

소지목재인 오동나무 백골(白骨:칠을 하기 전의 목기木器나 목물木物 따위)에 흑칠로 칠을 하였고, 전체적인 형태는 나비모양에 여성의 땋은머리를 형상화하여 세부 문양을 조각하였습니다. 하단에는 횡 방향으로 2개의 구멍을 뚫어 비녀를 꽂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떠구지 처리전


2. 떠구지의 손상유형과 보존처리 목적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떠구지는 바탕층인 소지목재의 수축과 변형에 의한 손상, 표면층인 칠편의 들뜸과 박락, 칠편소실 등의 손상유형이 확인되었습니다. 소지목재는 부분적인 파손이 발생되어 있었으나 손상의 경중이 비교적 낮은 편이고 처리의 난이도 역시 무난히 해결할 수 있는 범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칠편에서 나타나는 손상유형(들뜸, 박락, 칠편소실)은 그 범위와 경중이 넓고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바탕층(소지목재)과 표면층(칠편)이 세월의 흐름에 의해 접지력이 약화되어 서로 들뜨고 박락되었으며 그 영향으로 인해 칠편이 떨어져 나가는 칠편소실의 손상유형이 소장품 전반에 발생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표면의 강도는 약화되었고 칠기고유의 광택은 그 빛이 바래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위와 같은 목칠기의 손상유형은 그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심화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안전한 보관과 전시를 위해서는 손상요인을 제거하고 확장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보존처리가 요구됩니다.

떠구지 보존처리는 손상상태가 심각한 표면층(칠편)의 안정화와 강화처리, 칠편소실 부분의 복원에 중점을 두었고 이를 통해 안전한 보관과 효과적인 전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습니다.
(목칠기 소장품에 나타는 손상유형은 2017년도 ‘3월의 왕실 유물 보존처리 이야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들뜸과 박락, 칠편소실 형상이 부분적으로 발생된 상태

들뜸과 박락현상이 발생되어 칠편소실이 심화된 상태

3. 처리과정


3. 처리과정

- 사전조사 및 클리닝
직접적인 보존처리를 시작하면서 처리전 상태조사와 사진촬영, 크기측정을 실시하고 보존처리 계획서를 작성합니다. 클리닝 단계에서는 부드러운 붓과 솔을 사용하여 표면의 흙먼지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건식클리닝을 먼저 실시하고 알코올 50wt%(in water) 용액과 솜, 면봉 등을 사용하여 습식클리닝을 실시합니다.

- 안정화 및 강화처리
목칠기 소장품의 안정화 처리는 표면의 칠편이 들뜨고 박락된 부위에 주사기, 붓, 주걱 등을 사용하여 어교를 주입한 뒤 중간온도의 인두로 눌러주면서 분리된 바탕층과 표면층을 재접합하는 것입니다.
안정화 처리 후에는 약화된 표면의 강도와 광택을 되살려 주기 위한 강화처리를 실시하는데, 이 작업은 붓을 사용하여 표면에 묽은 생칠을 도포한 후 헝겊으로 광내기 하듯 닦아내주는 것입니다. 이때 도포된 생칠이 먼지 등의 이물질과 뭉쳐지거나, 불필요한 칠의 도막(塗膜)이 형성되어 표면이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며 생칠 도포 후에는 칠 건조장에서 약 12시간 동안 건조시킵니다.

안정화 및 강화처리

안정화 및 강화 처리 전_들뜸 및 박락이 심화되고 진행 중인 부분

안정화 및 강화 처리 후_어교 주입 후 인두로 압착하여 재접합

- 칠편 소실부 복원(메움 및 색맞춤)
안정화 및 강화처리가 완료 된 후 칠편소실 부분은 아크릴메움제(Acryl-spartel Flügger)와 흑칠을 사용하여 복원해 줍니다.
칠편이 소실된 부분은 칠의 두께로 인해 바탕층과 표면층 사이에 단차가 발생되고, 이 단차는 안정화 이후에도 칠편이 다시 박락되는 손상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상요인인 단차를 해소하기 위해 아크릴메움제와 붓, 주걱 등을 사용하여 소실부분을 메워주고 아크릴퍼티가 완전히 경화되면 물에 적신 솜, 면봉, 치과용 소도구 등을 사용하여 圖16과 같이 면 맞춤을 실시합니다.
메움 작업후 색맞춤을 실시하며 이때 사용되는 흑칠이 메움부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색맞춤 작업을 실시합니다.

메움 색맞춤

메움작업 완료

- 마무리
클리닝, 안정화, 강화, 복원의 순서로 처리가 완료되면 보풀이 발생하지 않는 깨끗한 면수건을 사용하여 표면마감을 하고 처리 후 사진 촬영을 실시합니다.
모든 처리 과정이 완료되면 소장품의 이력과 형식, 처리전 상태, 처리과정과 처리과정에서의 발생한 특이 사항 등을 처리전·후 사진과 함께 기록하여 보존처리 대장을 작성합니다.


4. 처리전·후 사진

- 마무리    클리닝, 안정화, 강화, 복원의 순서로 처리가 완료되면 보풀이 발생하지 않는 깨끗한 면수건을 사용하여 표면마감을 하고 처리 후 사진 촬영을 실시합니다.    모든 처리 과정이 완료되면 소장품의 이력과 형식, 처리전 상태, 처리과정과 처리과정에서의 발생한 특이 사항 등을 처리전·후 사진과 함께 기록하여 보존처리 대장을 작성합니다. 4. 처리전·후 사진



윤기범 (유물과학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