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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X-선을 이용하여 살펴 본 유물의 제작 방법

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유물의 상태를 조사하는 것은 보존처리의 시작이자 중요한 과정입니다. 유물의 상태를 파악한 후 적합한 보존처리를 적용하여야 되기 때문입니다. 유물에 손상을 주지 않고 조사하기 위해 비파괴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비파괴 조사 중 X-선 투과조사는 유물의 현재 상태를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림 1,2. X-선 투과조사

 X-선 투과조사는 방사선의 물체 투과성을 이용한 것입니다. X-선은 물체의 밀도와 반비례하여 흡수됩니다, 밀도가 높은 부분은 투과력이 낮아 하얀 부분으로 표시되고 밀도가 낮은 부분은 투과력이 높아 검은색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유물의 균열 부위, 음각된 문양은 유물에 비해 투과력이 높아 검은색으로 나타나고, 양각된 문양은 유물에 비해 투과력이 낮아 하얀 부분으로 표시됩니다. 복합재질로 이루어진 유물의 경우는 재질의 밀도에 따라 명암의 차로 구분되어 보입니다. 

X-선 사진

이와 같은 특성을 이용하여 유물의 내부 균열과 부식부위를 사전에 확인하여 안전한 보존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녹 속에 숨어있는 상감(명문, 문양), 음·양각된 문양을 확인할 수도 있는데, 이는 역사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X-선 투과조사를 통해서 육안으로 알 수 없는 내부 구조를 확인하여 유물의 제작 방법을 알 수도 있습니다. 아래의 X-선 사진은 대한제국 시기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양식 생활유물 중 식사용 나이프입니다. 약 30cm 길이의 나이프로 칼날과 자루를 각각 다른 재질로 제작하였습니다.  

나이프사진


나이프 X-선 사진(그림 7)를 보면 칼자루 내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나이프의 제작 방법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X-선 사진을 통해 추정해 본 나이프의 제작 과정입니다.


나이프 X-선 사진

육안조사와 X-선 사진을 통해 나이프의 제작 방법을 유추해 보면 칼날과 칼자루를 각각 만든 후 조임쇠로 고정하여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칼자루 끝에 보이는 작은 조각은 왜 넣었을까요? 훌륭한 나이프의 기본은 균형감입니다. 나이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칼의 무게중심, 칼날의 형태, 칼자루 등을 고려하여 제작합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나이프도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 칼자루 끝부분에 금속 재질로 추정되는 조각을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X-선 투과조사를 통해 유물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내부 구조 관찰을 통해 제작 방법을 유추해 보았습니다. 최근에는 X-선 투과조사 응용분야인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유물 내부의 단면을 재구성하여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어 다각도로 유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3차원 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문화유산 조사 기법도 많이 시도되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자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승희(유물과학과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