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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소장품 이야기 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목칠기 소장품에 나타나는 손상유형과

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목칠기라 함은 나무로 만든 다양한 형태의 목물(木物)에 옻나무에서 채취한 도료(塗料)인 옻칠로 표면을 도장(塗裝)한 기물(器物)을 뜻합니다. 이러한 목칠기에서 나타나는 손상유형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백골이라고 일컫는 소지목재의 손상인 내부손상, 두 번째는 표면의 옻칠에서 발생하는 외부손상입니다.
백골에서 나타나는 손상은 충격에 의한 파손과 목재가 시간이 흘러 건조되면서 발생하는 수축·변형으로 인한 뒤틀림, 이로 인한 결구부(이음새)의 벌어짐 현상 등이 있습니다.
표면의 옻칠 손상으로는 칠편의 들뜸, 박락, 갈라짐, 그리고 칠편 소실 등이 있는데, 이는 바탕층(백골)과 표면층(옻칠)의 접착력이 저하되어 분리되는 현상에서 기인됩니다.
이번 보존과학이야기에서는 제상에서 나타나는 목칠기 소장품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손상유형과 그에 따른 문제점, 그리고 처리사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상판 테두리목 결손


 [사진1]은 제례에 사용되는 제상의 상판에서 나타나는 손상유형으로, 상판의 테두리목이 물리적인 요인에 의해 파손되어 결손 된 상태였습니다. 본래 4개의 테두리목이 연귀맞춤으로 연결되어 있고 가운데 내판이 삽입되어 물려 있는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4개의 테두리목중 1개의 테두리목이 없어지면서 테두리목의 각 모서리를 연결해 주던 이음새의 결속력이 손실된 상태였습니다. 만약 이 상태 그대로 보관 될 경우 남아있는 부분의 이음새 역시 분리되어 결국엔 전체적으로 분해 될 위험이 내재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진2] 와 같이 동일한 종류의 목재를 사용하여 파손된 부위와 동일한 형태, 동일한 방식의 기법을 적용하여 복원해 주었으며, 사용된 결구기법(이음새의 형태)는 소장품에 적용되어 있는 연귀맞춤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테두리목의 결속력을 되살려 주었고 복원 완료 후 붉은색 안료가 들어간 옻칠인 주칠(朱漆)을 사용하여 색맞춤을 실시하였습니다.

파손 후 결실

[사진3]에서 나타나는 손상 역시 외부충격인 물리적인 요인에 의해 일정 부분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으며, 그 부위가 다리와 다리 사이에 질러져 있는 가로대의 삽입부분에 위치하고 있어 이음새의 결속력이 약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기물의 형태가 고정되지 않고 전·후, 좌·우로 움직이는 이격현상이 심각하게 발생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이격현상이 계속될 경우 이음새 부분이 마모되어 그 손상부위가 점점 넓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손상이 발생되면 소장품의 이동이 어려워지고 그에 따라 보관, 또는 전시에 많은 제약이 발생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손상을 극복하기 위해 [사진4]와 같이 결손부 복원 작업을 수행하였습니다. [사진4]와 같이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결손부의 모양에 맞춰 동일수종의 목재를 깍아서 복원용 목재편을 제작하였고 천연접착제인 어교를 사용하여 접합하였습니다. 이때 복원용 목재편은 결손부의 형태와 완전 동일하게 가공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며 일정부분 틈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틈이 발생한 부분은 목분(木分)과 어교를 혼합한 곡수를 사용하여 충진하여 빈틈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어교를 사용한 바탕층과 표면층의 접합

옻칠의 손상유형은 바탕층과 표면층의 접착력이 저하되어 발생되는 박락과 들뜸은 그 현상이 발생된 범위로부터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확장되어 집니다. [사진6]에서 보여지는 손상은 표면층 일부의 박락, 들뜸, 이로 인한 칠편의 갈라짐 현상과 칠편의 소실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된 유형입니다.
손상유형의 확장을 막기 위해 박락되고 들떠있는 표면층(칠편) 아래에 어교를 주입하고 [사진5]와 같이 대나무로 압착하여 주었습니다. 이렇게 분리되었던 바탕층과 표면층을 접합 후에도 칠편이 소실된 부분의 단면이 노출된 부분으로부터 박락 현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사진8]과 같이 아크릴퍼티를 사용하여 메움작업을 실시하였고 주칠을 사용하여 색맞춤을 실시 하였습니다.

박락·들뜸·갈라짐


앞서 언급한 목칠기 소장품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손상유형들은, 효율적인 관리와 보존, 그리고 안정적인 전시에 많은 제약이 따르게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손상유형들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처리방법의 연구가 중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 사진의 종묘제례에 사용되었던 제상의 보존처리 전·후 사진입니다.


처리후



과정



윤기범(유물과학과 학예연구원)